Massive Attack 로버트 델 나자,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로 또다시 체포

영국 밴드 Massive Attack의 리더 로버트 델 나자(Robert Del Naja, 3D)가 9월 26일 리버풀에서 열린 영국 노동당 전당대회(Labour Party Conference) 장외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혐의는 2000년 반테러법(Terrorism Act 2000)에 따라 금지 단체로 지정된 '팔레스타인 액션'(Palestine Action)을 지지했다는 것이다. 관련 활동으로 체포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당시 '종식시켜라, 대량학살을. 팔레스타인 액션을 지지한다'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연좌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체포 경위
운동 단체 Defend Our Juries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경찰관이 델 나자에게 다가가 해당 팻말을 드는 행위가 범죄에 해당한다고 알리고 대화로 자리를 정리할 수 있는지 물었다. 이에 델 나자는 "I don't recognise the offence"(나는 이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답하며, 영국 법률상 집단학살 전쟁범죄에 관여한 개인이나 기업을 돕거나 부추기는 행위 자체가 범죄라고 주장했다. 경찰관이 팔레스타인 액션이 금지 단체임을 재차 알리자, 델 나자는 해당 금지 처분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곧바로 금지 단체 지지 혐의로 체포됐다.
금지 처분을 둘러싼 법적 공방
팔레스타인 액션은 2025년 7월 영국 정부에 의해 금지 단체로 지정됐다. 당시 정부는 이 단체가 국방 계약업체와 RAF 브라이즈 노튼 공군기지를 겨냥한 심각한 재산 파손 행위 등으로 테러 행위의 문턱을 넘었다고 판단했다. 이후 이 금지 처분은 여러 차례 사법적 다툼을 거쳤다. 올해 2월 고등법원은 금지 처분이 위법하고 비례 원칙에 어긋난다고 판결했고, Massive Attack은 이를 공개적으로 환영했다. 그러나 6월 항소법원이 이 판결을 뒤집고 금지 처분이 합법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최고법원이 제한적으로 추가 상고를 허가했으며, 사건은 11월 심리가 예정돼 있다.
체포 직전 델 나자는 팔레스타인 액션 공동 창립자 후다 아모리(Huda Ammori), 인권 변호사 마이클 맨스필드 KC(Michael Mansfield KC)와 함께 영상을 촬영해 총리 앤디 버넘(Andy Burnham)에게 해당 단체를 금지 목록에서 제외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번 전당대회는 지난 7월 다우닝가에 입성한 버넘의 첫 노동당 전당대회였다. 두 사람은 앞서 2025년 화석연료 비확산 조약을 지지하는 자리에 함께 선 바 있으며, 당시 버넘은 그레이터맨체스터를 대표해 서명했다. 델 나자와 Massive Attack 멤버들은 최근 톰 요크(Thom Yorke), 로버트 스미스(Robert Smith), 브라이언 이노(Brian Eno) 등 200여 명의 음악인과 함께 로즈뱅크 유전 개발 반대 서명에도 동참했다.
밴드의 오랜 입장
Massive Attack은 수십 년간 공개적으로 팔레스타인을 지지해 왔으며, 1999년부터 이스라엘에서의 공연을 거부해 왔다. 올여름 밴드는 투어팀 전체가 싱가포르에서 억류됐다고 밝혔는데, 이는 델 나자와 그랜트 마셜(Grant Marshall)이 무대에서 팔레스타인 국기를 게시한 데 따른 것이었으며, 이 중 두 멤버는 이후 싱가포르 재입국이 금지됐다.
밴드는 또한 Fontaines D.C., Amyl & The Sniffers 등 수백 팀의 아티스트와 함께 'No Music For Genocide' 캠페인을 지지했으며, 친팔레스타인 발언을 이유로 매클모어(Macklemore)가 에드 시런(Ed Sheeran)의 미국 투어에서 하차 조치된 데 대해서도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