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트 레즈너, 《The Downward Spiral》 발매 당시엔 흥행 자신 없었다 고백

영국 음악 매체 Far Out Magazine이 최근 Nine Inch Nails의 1994년 앨범 《The Downward Spiral》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돌아봤다. 밴드를 이끄는 트렌트 레즈너(Trent Reznor)는 앨범 발매 그해 인터뷰에서 이 작품에 상업적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으며, 데뷔작 《Pretty Hate Machine》을 좋아했던 팬들이 이 앨범을 받아들일지조차 확신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앨범은 이후 전 세계 누적 판매량 500만 장을 기록하며 인더스트리얼 록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제작 배경: 《Pretty Hate Machine》에서 붕괴 상태로
레즈너는 1980년대 내내 여러 밴드의 세션 연주자로 활동했고, 자신이 일하던 녹음 스튜디오의 비근무 시간을 이용해 데뷔 앨범 《Pretty Hate Machine》을 완성했다. 이 앨범에는 〈Head Like a Hole〉과 〈Terrible Lie〉가 수록됐다. 이어진 투어 기간 동안 그는 중독과 방종에 빠졌고 공연 상태가 극도로 불안정해졌다.
스튜디오로 돌아온 레즈너는 자신의 취약한 정신 상태를 반영하는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 EP 《Broken》을 통해 Nine Inch Nails가 얼마나 거칠어질 수 있는지 보여준 이후, 《The Downward Spiral》은 많은 이들의 예상을 완전히 벗어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보위의 《Low》와 'Mr Self Destruct'
레즈너는 1994년 이 앨범에 대해 이야기하며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의 《Low》를 주요 영향으로 꼽았다. 특히 벌스와 코러스라는 익숙한 구조로 돌아오지 않고 그대로 흩어져버리는 곡들을 언급했다. 〈A Warm Place〉 같은 트랙은 소리를 지르지 않고도 압박감을 만들어내는데, 이는 청자를 그 분위기 속에 홀로 남겨두는 데서 오는 어둠이라고 설명했다.
앨범의 절반은 인더스트리얼 록, 나머지 절반은 앰비언트적인 연극에 가깝다. 레즈너는 자신의 불안을 'Mr Self Destruct'라는 캐릭터에 투영해, 앨범 전반에 걸쳐 혼란을 일으키다 결말부에서 생을 마감하게 만들었다.
의도적으로 남긴 흠집
드러머 크리스 브레나(Chris Vrenna)는 훗날 〈Piggy〉의 엔딩 드럼이 의도적으로 느슨하고 박자에서 벗어나 있다고 설명했다. 〈Closer〉 후반부의 레즈너 피아노 연주 역시 박자에 맞춰 디지털로 보정하지 않았다. 전자음악 제작 방식으로는 모든 디테일을 완벽하게 다듬을 수 있었음에도, 그는 이런 거친 가장자리를 완성본에 그대로 남기는 쪽을 택했고, 이 때문에 앨범 전체에는 기계조차 버티지 못할 것 같은 불안정한 느낌이 깃들어 있다.
레즈너는 녹음 당시를 회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