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린 지 오래됐다'는 평가는 부당하다? 재조명받는 The Strokes 《Room on Fire》

'실린 지 오래됐다'는 평가는 부당하다? 재조명받는 The Strokes 《Room on Fire》
영국 음악 매체 Far Out Magazine이 2026년 8월 9일 장문의 기사를 통해 The Strokes가 2003년 발표한 두 번째 정규작 《Room on Fire》를 다시 들여다봤다. 기사의 요지는 2001년 데뷔작 《Is This It》의 강렬한 인상에 오랫동안 가려졌던 이 앨범이, 사운드와 가사 양면에서 밴드가 자신들의 방향을 더 확실히 다진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당시 The Strokes는 Julian Casablancas, Nick Valensi, Albert Hammond Jr, Nikolai Fraiture, Fabrizio Moretti 5인 체제였다.
제작 배경: Gordon Raphael과의 재회, 폐기된 Nigel Godrich 세션
《Room on Fire》 제작 초반, 밴드는 Radiohead의 프로듀서로 알려진 Nigel Godrich와 먼저 작업을 시도했으나 이때 녹음된 세션은 결국 전부 폐기됐다. 이후 밴드는 데뷔작을 함께 만들었던 프로듀서 Gordon Raphael에게 다시 돌아갔다. Far Out은 이 선택이 《Is This It》의 성공 방식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밴드를 잘 이해하는 Raphael에 대한 신뢰에서 나온 결정이었다고 짚었다.
Raphael은 2022년 Five Cent Sound와의 인터뷰에서 녹음실에 들어가기 전 느꼈던 압박감을 이렇게 회고했다. "내 압박감은 그들이 느끼는 압박감에서 왔다." 그는 당시 멤버들의 머릿속이 음악과 무관한 잡다한 일들로 가득 차 있었다고 묘사하며, "이번의 심리 상태는 달랐다"고 말했다. 또한 거의 2년에 걸친 쉼 없는 투어를 거치며 멤버들이 '자기 자신의 확장판'이 되어 있었고, 다시 한번 해내야 한다는 기대를 짊어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기사에서 꼽은 주요 수록곡
- 〈What Ever Happened?〉— 오프닝 기타 리프. Far Out은 익숙하면서도 반복적이지 않다고 평가
- 〈Reptilia〉— 리프의 인지도가 〈Last Nite〉, 〈The Modern Age〉에 못지않다고 보았으며, Casablancas의 커리어를 대표할 만한 보컬이 담겼다고 평가
- 〈You Talk Way Too Much〉— 갈망이 느껴지는 멜로디 라인
- 〈Under Control〉— 절제된 편곡으로, 앨범 전체의 하이라이트로 꼽힘
- 〈Meet Me In the Bathroom〉
- 〈The Way It Is〉— 신시사이저가 추진력을 더하며 밴드 사운드의 포스트펑크적 계보를 잇는 곡
《Is This It》 이후의 위치
2001년 발표된 《Is This It》은 세기 전환기 록의 새로운 물결을 상징하는 이정표로 여겨지며, The Strokes를 개러지 록과 포스트펑크 부흥의 대표주자로 만들었다. 그 계보는 Lou Reed와 The Velvet Underground 등 뉴욕 선배들로 거슬러 올라간다. 데뷔작이 곧바로 문화적 화제의 중심이 되었기 때문에, 후속작은 어떤 방향으로 가든 강도 높은 검증을 피할 수 없는 처지였다.
Far Out은 《Room on Fire》가 지금도 데뷔작의 그늘에 가려져 있지만, '2집 징크스'라는 어떤 비판에도 충분히 반박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결론짓는다. 앨범은 Rough Trade Records를 통해 발매됐다.